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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엔드게임] 밀실이 만든 리더는 밀실에 갇힌다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수장 정지택(71) 총재가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KBO 관계자는 "정 총재가 지난해 말부터 스스로 물러날 뜻을 가졌던 것으로 안다"고 8일 전했다. 정지택 총재는 KBO 사무국을 통해 발표한 퇴임사에서 "지난해 KBO리그는 코로나19로 관중 입장이 제한을 받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일부 선수의 일탈과 도쿄 올림픽에서의 저조한 실적으로 많은 야구팬의 실망과 공분을 초래했다"며 "이런 문제들은 표면에 나타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야구팬이 '프로야구가 되살아나고 국민에게서 사랑을 되찾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철저한 반성과 이에 걸맞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지택 총재는 "프로야구 개혁을 주도할 총재도 새로운 인물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총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KBO 규약 11조에 따르면 총재의 임기는 3년이다. 지난해 1월 5일 취임한 정지택 총재는 13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KBO 규약 14조는 총재가 사임, 해임 등의 사유로 궐위되거나 질병, 사고 등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1개월 이내에 보궐선거를 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신임 총재를 선출하는 절차와 같다. KBO 총재 선출은 10개 구단 대표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재적이사 4분의 3이상의 동의를 받아 추천, 총회가 선출하게 돼 있다. 총회는 각 팀의 구단주(또는 구단주대행) 모임이다. 여기서 4분의 3 이상 동의를 얻으면 총재로 선출된다. 전임 총재들처럼 정지택 총재도 이런 절차를 거쳐 선임됐다. 정지택 총재가 1년 만에 물러난 것에서 볼 수 있듯, KBO 총재의 리더십은 그리 강력하지 않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 가운데 중요한 이유가 총재의 태생 자체가 '밀실 행정'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다. 지난 2020년 10월 13일 이사회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정운찬 KBO 총재가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이 자리에서 정지택 총재를 추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구단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 KBO리그를 이끄는 총재를 회원사가 선출하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각 구단은 리그의 이익을 추구하고, 구단 간 이해관계를 조정할 리더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다만 정지택 총재 사임을 계기로 총재 선출 시스템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프로야구는 한국 스포츠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종목이다. 회원사는 10개이지만 다른 비즈니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객과 동업자(아마추어 야구, 광고주, 중계사, 미디어 등)가 있다. 그러나 KBO 총재는 사실상 '밀실'에서 만들어진다. 10개 구단, 그중에서도 일부 구단이 추천한 총재는 강한 리더십을 갖기 어렵다. 회원사 외 다른 구성원으로부터 검증을 받거나 지지를 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정지택 총재의 리더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지난해 여름 '코로나19 술판 논란'이었다. 당시 리그 일정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정지택 총재가 특정 구단을 편드는 거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진의와 상관없이 그는 "공정하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정지택 총재는 두산 베어스 구단주 대행 출신이다. 또 일부 구단의 지지로 총재에 올랐다. 그러다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구단의 공격을 받았다. 태생적으로 총재는 자신을 만든 이사회라는 '밀실'에 갇히기 마련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낙하산으로 내려온 총재가 과연 얼마나 힘을 가질 수 있겠느냐. 이런 제도에서는 누가 총재가 되어도 리그를 이끌기 어려울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KBO리그가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KBO 총재 리더십에 대한 기대도 크다. 밀실에서 정해지고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리더가 아니라, 팬들도 납득할 만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KBO 총재는 시대정신에 따라 정치인이 맡을 수도, CEO형 경영인이 적합할 수도 있다고 본다. 중요한 건 능력뿐 아니라 절차적인 정당성 확보다. 그래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KBO 이사회로부터 독립된 위원회가 실무를 주도할 수도 있겠고, 공모를 통하는 방법도 있다. 어쨌든 밀실에서 나와 구성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KBO리그 규약 14조에는 '보궐선거'라는 표현이 있다. 관행적으로 짬짜미하듯 총재를 뽑아 왔지만, 규약에는 분명히 선거라는 개념이 있다. 이에 따라 총재를 선출할 권리를 더 많은 구성원에게 줄 필요가 있다. 대한체육회 산하 각 경기 단체들도 선거를 통해 단체장을 뽑는다. 물론 사단법인의 특수성을 체육회와 똑같이 비교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몇 배나 큰 KBO의 리더는 더 엄정한 과정을 거쳐 세워지는 게 맞다. 밀실에 갇힌 리더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례를 야구팬들은 충분히 봐왔다. 스포츠콘텐트 팀장 2022.02.09 00:01
스포츠일반

'새 회장 체제' KLPGA, 소통 강조했지만 취임 초부터 험난

제14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에 취임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소통하는 협회'를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KLPGA 정기총회를 통해 추대 형식으로 KLPGA 회장직을 맡았다. 200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개최하면서부터 골프와 인연을 맺은 김정태 회장은 전임 김상열 회장(호반건설 회장)의 후임으로 4년 임기를 시작했다. 김정태 회장은 총회 후 기자회견에서 연금제도 도입을 통한 복리후생 제도 정착, KLPGA의 세계화, 다양한 수익 사업 발굴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내부 소통도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원활하게 소통하는, 열린 협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KLPGA는 전임 김상열 회장 체제에서 '밀실 행정'으로 뭇매를 맞았다. 김상열 전 회장은 취임 초 “깨끗하고 투명한 협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의원 선출제에서 회장 지명제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까지 꺼내들면서 대다수 이사가 회장의 친위대로 나선 모양새가 됐다. KLPGA의 자회사인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엔 지난해 5월 전문경영인 대신 강춘자, 이영미 등 내부 인사가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임기 말엔 강춘자 KLPGT 대표이사의 경기 성남 호반써밋 판교밸리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와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내부 갈등과 반목은 가라앉지 않았다. 김상열 전 회장은 총회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취임하면서 약속했던 것들을 이루기 위해 많은 분과 머리를 맞대며 좋은 결실을 낼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반면 김정태 회장은 “협회에 와서 보니 서로 의견 차이도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집행부뿐 아니라 대의원들의 목소리도 듣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회장은 “다른 쪽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단 의미”라면서 “대의원들과 따로 간담회도 하고 싶다. 회의만 하면 자세한 얘기를 못 나눈다. 대의원들과 많이 대화해야 다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협회 내 회원들의 고른 혜택 분배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투어와 다르게 연금제도가 취약하다. 선수들의 노후가 안정되려면 연금제 개념의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면서 “준회원에 대한 복리 후생이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더 많은 부분이 준회원을 포함해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단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이 내부 갈등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총회 전날인 10일 오후 늦게 청와대 국민청원엔 ‘호반건설의 아파트 특혜분양 의혹을 조사하여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강춘자 KLPGT 대표이사가 아파트 분양을 받는 과정에서 김상열 전 회장이 운영하는 호반건설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분노한 시민이 청원 글을 올린 것이다. 청원에선 “인기가 있는 아파트 분양에서 예비 당첨자를 뛰어넘어 자격 없는 사람까지 분양 순서가 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돈 있고 백 있는 사람들은 온갖 반칙을 사용해 자기 배를 불리는 데 여념이 없다. 분양사인 호반건설이 아파트 청약자들을 우롱한 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사진=KLPGA 2021.03.12 06:01
야구

밀실 행정 언급한 선수협, KBO 제1차 이사회 강도 높게 비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전날 발표한 KBO 제1차 이사회 결과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선수협은 2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KBO에서 최종적으로 제안했던 개정안과 다르게 전혀 상의 되지 않은 내용을 추가 안으로 상정하여 발표한 부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이어 "선수와 구단 모두가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꾸준한 만남과 소통을 통해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한 정운찬 KBO 총재의 신년사를 언급하며 '현실은 폐쇄적인 밀실 행정으로 통보하는 상황이다. 이에 선수협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필요로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날 KBO는 사상 첫 샐러리캡 제도 시행과 FA 등급제, 리그 최저연봉 인상, 육성형 외국인 선수 도입 등을 골자로 한 KBO 규약과 리그 규정 개정안 등을 발표했다. 최대 화두인 샐러리캡은 2023년, FA 등급제는 2020년 시즌 종료 후 적용된다. 이에 따라 현행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취득 기간이 2022시즌 후부터 고졸 8년, 대졸 7년으로 1년씩 각각 단축된다. 그러나 선수협이 수용 여부를 표하지 않으면서 긴 줄다리기가 예상된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이하 선수협 입장 전문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이대호, 이하 선수협)는 KBO 규약 개정 및 리그규정 개정 사항에 대하여 다년간 선수협은 이사회 회의 결의내용에 따라 KBO에서 요구했던 FA 80억 상한선, 총액 계약금 상한선 30%이하, 육성형 용병 수락 등 모든 걸 수용하였으며, 한 가지 요청사항으로 선수협에서는 오직 보상선수 제도 폐지만을 요구하였으나, KBO는 보상선수 제도 폐지는 협의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취지에 답변으로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KBO 이사회에 안건조차 상정하지 않았습니다. 2019년 11월 24일 KBO에서 제안받았던FA 제도 개정안에 대해, 선수협 이사회는 FA 취득 기간 단축 시행시기(2022년 시즌 종료 후 시행)가 너무 늦은 부분에 대해 KBO에 의견을 전달하였고, KBO는 재논의를 통해 11월 28일에 FA 취득 기간 단축 시행시기를 1년 앞당기겠다는 (2021년 시즌 종료 후 시행) 수정안을 제시했었습니다. 그에 따라 선수협은 수정된 규약과 리그규정 개정안으로 12월 2일 선수협 총회에서 찬반투표를 진행하였고, 찬반투표에 따른 결과는 찬성이 절반을넘었지만, 샐러리캡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조건부 찬성의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또한 KBO에서 제안했던 다른 규약 및 리그규정 개정안 중 최저연봉 인상률 등 아쉬웠던 부분들이 있었지만, 제도 개선을 위해 수용하였으나, KBO에서 최종적으로 제안했던 개정안과 다르게 전혀 상의 되지 않은 내용을추가 안으로 상정하여 발표한 부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KBO 정운찬 총재는 2020년 신년사에서 "선수와 구단 모두가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꾸준한 만남과 소통을 통해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발표하였으나 현실은 폐쇄적인 밀실 통보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선수협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요합니다. 끝으로 선수협에서는 이번 규약 개정안을 바라보는 야구팬분들의 시각은 여러 가지로 나뉘지만 보다 근본적인 부분인 "팬과 함께 하는 야구" 그리고 "경기력 향상"에 대한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만큼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팬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개선해 나가는 선수협이 되겠습니다. 2020.01.22 19:07
스포츠일반

[KLPGA 심층기획] ‘회원과 단절’된 이사들의 ‘밀실 행정’

지난해 KLPGA 이사회는 회원들의 의사소통 공간인 ‘자유게시판’을 폐쇄시켰다. 한 회원이 현직 이사인 B를 둘러싼 추문에 대해서 글을 올리자 내린 조치였다. KLPGA 정관은 회장을 비롯한 부회장, 전무이사, 이사, 감사 등 이사회 임원들의 직무와 관련된 지위를 단단하게 보장해주고 있다. 협회 운영과 관련된 비리로 기소되거나 구속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원의 직무를 보장해준다. 그러다보니 각종 천태만상이 벌어지기도 한다.지난해 추문에 휩싸인 B 이사는 이사 선거를 앞두고 2부 투어인 드림 투어 대회장에서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을 비롯한 자신이 지지하는 이사를 뽑으라는 강요를 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투표를 한 뒤 휴대폰으로 촬영해 보내라는 주문과 함께 몇몇 기업과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뜻을 따르면 후원사를 구해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또 다른 A 이사는 지난해 KLPGA 4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자신의 친언니인 프로 골퍼를 협회의 공로상 대상자로 추천했다가 논란을 낳았다. 공로상 수상자는 누구나 납득할 기준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부 반대가 일자 명예훼손을 운운하며 갈등을 빚었다. 대의원을 지낸 E 프로는 “이사는 협회와 관련된 직접적인 일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라도 회원들에게 압력을 행사 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만큼 자질 검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KLPGA 이사회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회원들의 투표로 선출되었지만 회원들과 단절된 채 그들만의 ‘밀실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이야기들도 흘러나온다. 회원들이 자신의 손으로 뽑은 대의원이, 그리고 그 대의원이 선출한 이사들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 지 알기 힘들 뿐만 아니라 견제하기도 힘든 상황이다.전직 이사를 지낸 D프로는 “이사회에서는 그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어떤 안건에 대해서도 회원들에게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이사회에서 결정하면 무조건 따르라는 식”이라며 “그러나 국민이 있기에 국가가 있듯이, 회원이 있기 때문에 이사들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대의원에게도 물어보고, 회원에게도 물어봐야 하는 게 맞다. 요즘에 열린 행정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KLPGA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KLPGA 김상열 회장은 지난 3월 총회에서 수석부회장과 부회장, 전무이사를 대의원 선출제에서 회장 선임으로 바꾸는 정관 개정을 추진하면서 “제대로 일을 하는 사람을 뽑고,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한 조치”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관이 바뀌는 것만으로 그동안의 분위기가 확 바뀔지는 의문이다. 현직 이사인 B 프로는 “주요 임원을 회장이 선출하는 임명제로 정관이 바뀌면 회장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되고, 제대로 된 소신행정은 더 펼쳐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별취재팀 [KLPGA 심층기획] “KLPGA 이사는 영원히 해먹을 수 있는 자리”[KLPGA 심층기획] 임원 선출 권리 빼앗기는데…스스로 찬성표 던지는 대의원[KLPGA 심층기획] 선거철 ‘내 편 만들기’…3년 전 ‘베트남 프로암 사태’ 답습 우려[KLPGA 심층기획] 선수·심판·지도자 우선인 타 협회···KLPGA는 ‘복지’ 흉내만 내고 있다[KLPGA 심층기획] ‘상금도, 규모도’ 모두 역대 최대? 현실은 ‘제자리걸음’ 2019.05.22 06:00
스포츠일반

[KLPGA 심층기획] “KLPGA 이사는 영원히 해먹을 수 있는 자리”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말 대의원 선거를 비롯해 내년 초 이사 대부분을 새로 뽑는 선거를 치른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의원과 이사들은 총회와 이사회를 구성하고, 협회에 산적한 각종 사안들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다. 일간스포츠는 KLPGA 기획 진단 두 번째로 편 가르기와 파벌, 권력화로 얼룩진 KLPGA 대의원과 이사들의 백태를 들여다본다.KLPGA에는 최고 집행 기관인 이사회가 있다. 이사회는 김상열 회장을 필두로 강춘석 수석부회장·이영미 부회장·김상열 회장이 선임한 윤진원 등 3인의 부회장·김경자 전무이사·이사 11명·감사 2명 등 18명으로 구성돼 있다.KLPGA 이사회의 파워는 막강하다. KLPGA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긴급하다고 인정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상황을 예외로 하고 7일 전에 회의 안건을 명기해 각 이사에게 통지하고, 소집된다. 이사회는 재적이사 과반수 이상의 출석으로 개회하며, 업무 집행·사업 계획·예산과 결산에 관한 사항·정관 개정안 작성·각종 위원회의 조정 및 통할·징계·총회 부의 사항의 작성 및 상정·그 밖의 중요 사항 등에 대해 출석 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전직 이사를 지낸 M프로는 “한마디로 골프계를 움직일 수 있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골프계 모든 사람들이 와서 인사하고 대접해 주는데 좋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대의원들(70명)의 선출로 구성되며, 정관 3장 제 14조에 따르면 임원의 임기는 이사 4년, 감사 3년으로 돼 있다. KLPGA는 지난 2008년 제1차 이사회에서 ‘임원 연임 및 중임 조항’에 대해 “임원은 중임 또는 연임으로 8년 이상 할 수 없다”고 의결했지만, 정관에는 이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다. 강춘자 수석부회장이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간 부회장과 수석부회장을 한 뒤 다시 2016년에 수석부회장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임원 임기’가 정관에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당시 적지 않은 대의원과 이사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차후에는 2008년 의결된 임원 임기를 정관에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까지도 임원 임기는 정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전직 이사를 지낸 K프로는 “엄연히 이사회에서 의결된 내용을 내부 규정으로만 해 놓고 정관에는 올리지 않았다. 자신들이 통과시킨 이사회 의결 사항을 이사회에서 스스로 지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지금 정관대로라면 이사는 영원히 해 먹을 수 있는 자리”라고 꼬집었다. KLPGA는 지난 3월 총회에서 수석부회장·부회장·전무이사를 대의원 선출제에서 회장 지명제로 바꾸는 한편, 각 임원직을 한 번씩만 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지만 이사에 대한 임기는 제외됐다. 향후 바뀔 정관대로라면 이사는 횟수 제한 없이 할 수 있는 셈이다. K프로는 "수석부회장·부회장·전무이사를 한 번씩만 해도 최대 12년을 할 수 있다. 정관 개정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임기가 끝난 K·C이사 등 3명의 이사는 버젓이 다시 이사로 출마해 연임됐다. KLPGA는 내년 초에 기존 이사 7명의 임기가 끝나 이사 선거를 다시 치른다. K프로는 “정관에 따르면 회장·부회장 3인·전무이사를 포함해 이사를 21명 이내로 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현재 KLPGA의 이사는 16명으로 회원 수에 비하면 적다고 볼 수 있다. 5명 정도 이사를 더 뽑을 수 있기에 그 필요성을 제기하면 숫자를 늘려 봐야 말만 많아지고, 결정하기 힘들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들었다”며 “내년 선거에서는 2500여 회원을 위해 일하면서 협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이사를 뽑아야 한다. 이사로 가질 수 있는 권력을 갖고 대접이나 받고 명함에나 한 줄 더 이력을 추가하려는 사람이 이사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KLPGA 심층기획] ‘회원과 단절’된 이사들의 ‘밀실 행정’[KLPGA 심층기획] 임원 선출 권리 빼앗기는데…스스로 찬성표 던지는 대의원[KLPGA 심층기획] 선거철 ‘내 편 만들기’…3년 전 ‘베트남 프로암 사태’ 답습 우려[KLPGA 심층기획] 선수·심판·지도자 우선인 타 협회···KLPGA는 ‘복지’ 흉내만 내고 있다[KLPGA 심층기획] ‘상금도, 규모도’ 모두 역대 최대? 현실은 ‘제자리걸음’ 2019.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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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심층기획] ‘상금도, 규모도’ 모두 역대 최대? 현실은 ‘제자리걸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말 대의원 선거를 비롯해 내년 초 이사 대부분을 새로 뽑는 선거를 치른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의원과 이사들은 총회와 이사회를 구성하고, 협회에 산적한 각종 사안들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다. 일간스포츠는 KLPGA 기획 진단 두 번째로 편 가르기와 파벌, 권력화로 얼룩진 KLPGA 대의원과 이사들의 백태를 들여다본다.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2월, 2019년 KLPGA 투어 스케줄을 발표했다. 숫자를 놓고 보면 대회 수 29개, 총상금 약 226억원, 평균 상금 약 7억8000만원. KLPGA는 "지난 시즌 대회 수 28개, 총상금 206억원보다 1개 대회가 증가하고 총상금은 20억원 늘어났다"고 밝혔고, 투어 스케줄을 전하는 기사마다 '역대 최대 규모' '역대 최고 금액'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고 들어갔다. 실제로 KLPGA 투어는 꾸준히 발전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5년간 평균 상금액을 살펴보면 2015년 6억3800만원·2016년 6억6300만원·2017년 6억9000만원·2018년 7억3600만원으로 증가해 왔다. 올 시즌 투어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평균 상금액 7억8000만원으로 작년보다 증가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대중적 인기를 얻고 발전 추세인 KLPGA의 현황을 생각하면 투어 자체가 '발전'보다는 '제자리걸음'에 가깝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 32개 대회가 치러진 2016년 이후 2017년과 2018년 투어 개수가 각각 30개·28개로 줄었고 올해도 29개로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당초 발표한 투어 스케줄에 비해 1개 대회씩 덜 치러졌던 2016년과 2017년의 사례도 생각해야 한다.규모 면에서도 올 시즌이 역대 최고 금액이라고는 하지만, 2018년 총상금 206억 규모에서 15억원의 상금이 걸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이 추가되며 전체 규모가 커졌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올 시즌 신설된 3개 대회 중 하나다.1월 끝난 대만 여자오픈과 4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그리고 10월 열리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이 2019시즌 KLPGA 투어에서 새로 선보이는 대회들이다. KLPGA 투어는 "대만 여자오픈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아시아 지역 협회가 연계된 아시안 LPGA 시리즈 구성에 주축을 이룰 예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대회 신설로 인한 전체 규모 확대에 가시적인 성과라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본고장은 미국 LPGA인데 엉뚱하게 아시아와 연계도 다소 의아한 대목이다. 협회가 가장 큰 성과이자 치적으로 생각하는 투어 증가를 통한 규모 확대 공약마저도 그 숫자와 실상을 체크해 봤더니 그저 공염불에 불과했다는 얘기가 된다. 투어 신설과 아시아 LPGA 시리즈 구성으로 투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KLPGA 측의 주장이 힘을 얻으려면 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야 할 필요가 있다. KLPGA가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투어 경쟁력 공고화'를 선언한 이상, 세계 여자 골프의 선두주자로 '최고'의 레벨에 맞는 투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특별취재팀 [KLPGA 심층기획] ‘회원과 단절’된 이사들의 ‘밀실 행정’[KLPGA 심층기획] “KLPGA 이사는 영원히 해먹을 수 있는 자리”[KLPGA 심층기획] 임원 선출 권리 빼앗기는데…스스로 찬성표 던지는 대의원[KLPGA 심층기획] 선거철 ‘내 편 만들기’…3년 전 ‘베트남 프로암 사태’ 답습 우려[KLPGA 심층기획] 선수·심판·지도자 우선인 타 협회···KLPGA는 ‘복지’ 흉내만 내고 있다 2019.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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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심층기획] 선거철 ‘내 편 만들기’…3년 전 ‘베트남 프로암 사태’ 답습 우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말 대의원 선거를 비롯해 내년 초 이사 대부분을 새로 뽑는 선거를 치른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의원과 이사들은 총회와 이사회를 구성하고, 협회에 산적한 각종 사안들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다. 일간스포츠는 KLPGA 기획 진단 두 번째로 편 가르기와 파벌, 권력화로 얼룩진 KLPGA 대의원과 이사들의 백태를 들여다본다.대의원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면 뜨거워질수록,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매번 벌어지는 '내 편 만들기'도 심해진다. 김상열 KLPGA 회장의 말처럼 "밥 잘 사 주고, 인기 많은 사람이 계속 이사하고 바뀌지 않는 협회"의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3년 전 베트남에서 있었던 프로암 사태가 또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베트남 프로암 사태'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6년 2월, 베트남에서 진행된 2박 4일 일정의 '한국-베트남 친선 프로암'을 일컫는다. 보통 정규 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프로암과 달리 이벤트성 프로암으로 개최됐으며, KLPGA 정회원 23명이 참가했다. 당시 KLPGA가 이벤트성으로 치르는 프로암이 연간 20~30개 정도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최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문제는 돈, 그리고 개최 시기다. 해당 프로암에서는 참가자 1인당 3000달러씩 총 6만9000달러가 지급됐는데 이 돈을 강 수석부회장이 관리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통상 프로암 참가에 관련해서 지급되는 사례비의 경우 협회를 통해 개인 통장으로 입금되는데 이 돈은 현장에서 지급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불거졌다.한국-베트남 프로암은 당시 기준으로도 10년 가까이 진행돼 온 행사로, 강 수석부회장은 당시 "협회에서도 공인했고 정식 절차를 밟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일각에서는 그 실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강 수석부회장뿐이라며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전체적인 프로암 경비의 규모는 참가 인원 23명의 왕복 항공료와 식사·숙박비 등의 체류비를 포함하면 최소 10만 달러를 웃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개최 시기다. 프로암 개최 시기는 그해 3월 29일 열리는 선거를 한 달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해당 프로암에 참가한 KLPGA 정회원 23명 중 8명이 대의원이었다는 점은 당시에도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대의원들이 그런 상황에 참석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됐다.당시 이 문제를 두고 법조계 한 변호사는 "이 프로암에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 일부도 참석했다고 하는데 누가 초청했는지가 중요하다"며 "이해당사자가 참석 인원을 구성했을 경우, 회원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프로암은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베트남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취재팀 [KLPGA 심층기획] ‘회원과 단절’된 이사들의 ‘밀실 행정’[KLPGA 심층기획] “KLPGA 이사는 영원히 해먹을 수 있는 자리”[KLPGA 심층기획] 임원 선출 권리 빼앗기는데…스스로 찬성표 던지는 대의원[KLPGA 심층기획] 선수·심판·지도자 우선인 타 협회···KLPGA는 ‘복지’ 흉내만 내고 있다[KLPGA 심층기획] ‘상금도, 규모도’ 모두 역대 최대? 현실은 ‘제자리걸음’ 2019.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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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심층기획] 임원 선출 권리 빼앗기는데…스스로 찬성표 던지는 대의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말 대의원 선거를 비롯해 내년 초 이사 대부분을 새로 뽑는 선거를 치른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의원과 이사들은 총회와 이사회를 구성하고, 협회에 산적한 각종 사안들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다. 일간스포츠는 KLPGA 기획 진단 두 번째로 편 가르기와 파벌, 권력화로 얼룩진 KLPGA 대의원과 이사들의 백태를 들여다본다.KLPGA는 올해 말 임기 2년의 대의원 70명을 새로 뽑는 선거를 치른다. KLPGA 정관에 따르면, 대의원은 정회원 자격 취득 이후 만 3년 이상 된 자로, 정회원 5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에서 임명한다. 대의원 수는 정회원 총수의 5분의 1을 넘지 못하며, 대의원 추천은 문서로 하되 총회 30일 전까지 사무국에 접수하도록 돼 있다.선출된 대의원은 총회(정기총회·임시총회)를 구성하고, 총회에서 의결권 및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다. 총회는 임원 선출 및 해임·정관 변경·예산 및 결산에 관한 승인·재산 처분·매도·증여·취득·사업 계획 보고 및 승인·기타 중요 사항 등을 논의하는 최고 의결기관이다.대의원의 권한이 작지 않은 만큼 대의원 출마를 희망하는 정회원들이 많다. 대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1년 전부터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이야기다. 올해 대의원 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를 원하는 프로들의 물밑 선거운동이 이미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대의원을 지냈던 A프로는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은 투표일 전 일주일이지만, 실제로는 1년 전부터 움직여야 한다. 정회원(128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에서 투표하는데, 산술적으로 15표 이상을 받으면 당선, 20표 이상은 안정선이라고 여겨져 그 이상의 표 확보가 관건”이라며 “밥을 사고 술을 사면서 표를 호소하는 것은 기본이고, 경조사가 있을 때마다 얼굴을 비추면서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이렇게 선발된 대의원이 총회 구성원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행사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KLPGA 정관에 따르면, 총회에서 의결은 재적 대의원 과반수 이상의 출석과 출석 대의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돼 있다. 3월 정기총회에서 수석 부회장·부회장·전무이사를 대의원 선출제가 아닌 회장임명제로 바꿔 선출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에 대해 의결한 것만 보더라도, 전체 대의원 69명 중 45명이 출석해 이 중 무려 41명의 대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비밀 투표가 아닌 거수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된 영향이 있겠지만, 자신들이 행사했던 임원 선출 권리를 빼앗기는 상황에 대의원 스스로 무더기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반대표를 던진 현직 대의원 B프로는 “대의원 중에는 투어 프로 출신 유명 프로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러나 솔직히 이들은 자신들의 운동에만 관심 있을 뿐 협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며 “자기 집안일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겠나. 올해 말 열리는 대의원 선거에서 정말 회원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대의원을 뽑지 않으면 KLPGA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KLPGA 심층기획] ‘회원과 단절’된 이사들의 ‘밀실 행정’[KLPGA 심층기획] “KLPGA 이사는 영원히 해먹을 수 있는 자리”[KLPGA 심층기획] 선거철 ‘내 편 만들기’…3년 전 ‘베트남 프로암 사태’ 답습 우려[KLPGA 심층기획] 선수·심판·지도자 우선인 타 협회···KLPGA는 ‘복지’ 흉내만 내고 있다[KLPGA 심층기획] ‘상금도, 규모도’ 모두 역대 최대? 현실은 ‘제자리걸음’ 2019.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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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심층기획] 선수·심판·지도자 우선인 타 협회···KLPGA는 ‘복지’ 흉내만 내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말 대의원 선거를 비롯해 내년 초 이사 대부분을 새로 뽑는 선거를 치른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의원과 이사들은 총회와 이사회를 구성하고, 협회에 산적한 각종 사안들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다. 일간스포츠는 KLPGA 기획 진단 두 번째로 편 가르기와 파벌, 권력화로 얼룩진 KLPGA 대의원과 이사들의 백태를 들여다본다.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회원은 정회원·준회원·티칭회원 구분 없이 연간 18만원의 회비를 낸다. 회원을 위한 단체로 영리 활동을 할 수 없는 사단법인인 KLPGA의 지난해 수입은 24억9200만원이었다. 그중 KLPGA가 회원들로부터 거둬들인 수입은 입회비·일반 회비·특별 회비 등을 합해 20억6800만원이었다. 다른 종목들의 경우 팀 스포츠로 이뤄져 리그 참가비와 연회비(등록비) 등을 구단이 부담하는 형태가 일반적이고 개인 회비는 부담하지 않거나 몇 천~몇 만원 선이 보편적이다. 지난해 대한배구협회는 선수당 등록비를 10만원으로 책정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에 비하면 KLPGA의 연회비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이처럼 많은 비용을 내고도 복지나 혜택으로 돌려받는 금액은 적다. 2018년 감사 자료에 따르면 KLPGA가 회원을 위해 쓴 비용은 20% 정도인 4억원 선에 불과했다. 이중 1억8600만원을 장례지도사 파견, 생일 쿠폰 지급, 보험금, 제휴사 할인 혜택 등을 위한 복지비로 썼고 회원을 위한 교육 사업비는 2억4100만원에 그쳤다. 회원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인 리더스 모닝 포럼 개최, 외국어 교육과정 개설(월 평균 20명 수강),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MS오피스 과정·스피치·심리 교육), 취미 활동(와인 소믈리에·오븐 베이킹·한식 밥상 차리기) 등이 시행됐다. 그러나 실제 교육을 받은 인원은 엑셀 MS오피스 과정(4명), 상대를 사로잡는 심리 과정(5명), 하루 완성 스피치 과정(5명), 회원 진로지원 서비스(22명) 등 흉내만 내는 수준이었다.이에 비해 다른 협회들은 국가대표 강화훈련, 해외 전지훈련 지원 및 심판·지도자 강습회, 연수회 등 기본적인 회원 복지가 주가 된다. 물론 단체 종목인 데다 국가대표가 존재하는 다른 협회와 단적으로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금액은 물론 실질적으로 협회원들의 복지 및 교육에 도움되는 사업이 펼쳐지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특별취재팀 [KLPGA 심층기획] ‘회원과 단절’된 이사들의 ‘밀실 행정’[KLPGA 심층기획] “KLPGA 이사는 영원히 해먹을 수 있는 자리”[KLPGA 심층기획] 임원 선출 권리 빼앗기는데…스스로 찬성표 던지는 대의원[KLPGA 심층기획] 선거철 ‘내 편 만들기’…3년 전 ‘베트남 프로암 사태’ 답습 우려[KLPGA 심층기획] ‘상금도, 규모도’ 모두 역대 최대? 현실은 ‘제자리걸음’ 2019.05.22 06:00
야구

프로야구 상생의 조건

프로야구의 질적 향상과 산업화를 위해선 갇혀 있던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 구단은 만성 적자다. 방송사는 치솟은 중계권료와 제작·운영비를 두고 볼멘소리를 한다. KBO가 추진하려는 산업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해관계는 제각각이다. 한정된 수익을 나누다 보니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중계권 사업처럼 상식 밖의 구조 탓에 특정 업체만 몸집이 커지기도 했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역대 최다 관중을 동원했다. 하지만 업계는 오히려 긴장한다. 증가세를 장담할 수 없다. 다른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문화 콘텐트와 경쟁하고 있다. 광고 수주는 한정돼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뉴미디어 산업이 성장했지만 인구의 감소세 탓에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그래서 산업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팬들에겐 직접 경기장을 찾는 게 아니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트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지갑을 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KBO와 구단, 방송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전과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적 자원에 투자해야 한다.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상생을 위해선 이해관계자 사이에 신뢰 구축은 필수다. KBO는 그동안 '밀실 행정'이 의심될 만큼 특정 업체(에이클라)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다른 업체의 진입도 막았다. 중계권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도 않았다. '비밀 유지' 서약을 했다는 명목을 내세웠다. 구단과 방송사 실무자의 문의가 있어도 명쾌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방송 중계권료를 역산해 추정하는 작업도 했다. 문득 '이걸 우리가 왜 하고 있지'라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몇 천만원 규모의 상품 계약은 직접 하면서, 수십억원이 넘는 중계권료는 왜 대행사를 끼고 하는지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았다"며 불만을 전한 관계자도 있었다. 물론 KBO도 입찰 공고와 업체 선정 결과에 대해선 꾸준히 보도자료를 내고 있다. 하지만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여전히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KBO는 통합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이해관계자는 더 늘어난다. 가장 밀접한 협상 대상자에게도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숙원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장애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 KBO는 뉴미디어 산업의 성장을 예측하지 못했다. 방송사와 구단도 마찬가지다. 권리를 헐값에 산 대행사는 큰 수익을 남겼다. 특정 업체만 이익을 취하는 구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구단은 팬 서비스를 위한 아이디어 생산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과오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다가오는 중계권 협상은 합리적으로 마무리돼야 한다. 방송 중계권과 뉴미디어 권리가 나뉘어 있는 구조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중계권뿐 아니다. 산업화가 안착되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적으로 팬층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트렌드 파악은 기본이다. 현재 개발되지 않은 분야를 찾고 발전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퓨처스리그, 아마 야구, 사회인 야구의 활성화가 대표적인 숙제다.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다양화를 실현할 수 있다. KBO와 구단 그리고 방송사의 협업이 필요하다. 야구 외적인 산업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는 방송 중계에 IT 기술을 접목해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전문 인력 수급을 위한 노력 한 방송계 관계자는 "KBO와 구단 모두 외주 업체와 협업이 너무 많다"고 일침을 가했다. 간헐적인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매년 진행해야 하는 사업은 직접 인력과 장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단과 KBO를 구성하는 인원은 산업 규모에 비해 적은 편이다. 중계권처럼 수백억원이 걸려 있는 분야도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는 구단이 드물다. KBO는 대행사를 뒀다. 콘텐트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구단 관계자A는 "중계권 사업만 하더라도 사람 몇 명을 뽑으면 될 일을 굳이 대행사를 둔다"고 꼬집었다. 구단과 KBO 그리고 방송사의 전문 인력이 특정 프로젝트를 두고 협업을 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구단에서도 마다하지 않는다. 관계자B는 "제한된 구조 탓에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가 없는 인원도 있다. 통합 마케팅을 향한 행보가 이어진다면 태스크포스(Task Force)가 꾸려지는 일도 많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모든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을 진행할 필요도 있다. 안희수 기자 2018.0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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